quote

고독 / 문정희


그대는 아는가 모르겠다.
혼자 흘러와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처럼
온 몸이 깨어져도
흔적조차 없는 이 대낮을
울 수도 없는 물결처럼
그 깊이를 살며
혼자 걷는 이 황야를
비가 안 와도
늘 비를 맞아 뼈가 얼어붙는
얼음번개
그대 참으로 아는가 모르겠다








바쁜 하루를 마치고 돌아온 날 어김없이 맞아주는 건 
거울에 비친 피곤에 지친 내 초라한 모습과 밤이라는 이름의 낯선 이 

혹자는 밤을 내 자신을 정리하고 새롭게 단장하는 시간이라 말하지만
내게 있어서 밤이라는 건 
내 속에 쌓아둔 상념들을 실타래 꼬듯 베베 꼬아 뭉탱이 지어놓고
외로움으로 목을 칭칭 감아 천천히 조이다 다음날 아침 해가 떠서야 놓아주는
도망치고 싶지만 도망칠 수 없는 고통을 감내하는 시간

언제쯤 너와 친해질 수 있을 까?

널 친구삼아 고독하지 않은 밤을 보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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