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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서재

책을 알리는 일은 소중하기에



제가 영상 매체 종사자이긴 하지만, 사실 영화를 보면서 보내는 시간보다는 책을 읽으면서 지내는 시간이 더욱 깁니다. 그리고 영화를 만들 때 자양이 됐던 원천은 사실 ‘문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책에 관련된 일에 참여하거나 도움을 주거나 하는 일은 한 번도 마다해 본적이 없습니다. 이 일이 아니라면 모르고 지낼 만한 좋은 책을 이 기회를 빌어 알리는 일은 제가 영화를 찍어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일 못지 않게 소중한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재라기 보단 '서고'라고 해야...


이 서재는 이 집을 지어 이사 오면서 처음 만들었는데, 저희 집 서재는 ‘서고’ 라고 해야 맞습니다. 서재는 책을 두고 읽을 수 있는 공간이지만, 우리 집은 책은 쌓아놓았지만 읽는 공간은 아닙니다. 그저 책을 꽂아 놓는 공간이죠. 저희 집사람의 생각인데 책은 어느 곳에서나 읽는 것이고 따라서 식구들의 책은 모두 한곳에 모아놓고 책을 꺼내서 자기 방이나 거실이나 중정에서 읽는거죠. 즉, 이 서재는 편하게 흩어지는 공간으로서의 의미입니다. 
그리고, 저는 수집가가 아니라서 dvd나 cd나 책이나 계통을 갖추어서 빠진 것 없이 모으는 것, 희귀본, 고서 등에는 관심이 없고 단지, 실용적이고 필요한 책을 모아두고 있습니다. 좋은 책들은 아이가 컸을 때 혹시 필요할까 싶어서 버리지는 않습니다. 요즘은 좋은 책이 쉽게 절판되고 있기 때문에 집 형편에 비해 지나치게 책을 많이 쌓아두고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좀 골머리 썩는 일이죠. 결국은 책을 이고지고 살려면 서재가 결국은 점점 커져야 하니까요.
계통/원칙 없이 키를 맞추어서 모아놓는 편입니다. 그래야 찾아보는 재미도 있고요. 책의 구매는 인터넷으로 많이 사고 있어요. 이것저것 검토해서 고민 해서 구매합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저자에 대한 믿음이 중요합니다. 이 사람 책이 나오면 꼭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엔 헌책방을 많이 다녔는데 더 이상 그럴 시간이 없다는게 아쉽습니다. 헌책방에서 절판된 책을 구하는 재미가 아주 큰데 지금은 다니면서 책을 고르는 시간에 차라리 한 줄을 더 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해요. 제 후배중에 헌책방을 열심히 돌아다니는 친구가 있어서 종종 부탁하는 편이에요. 그 친구가 부럽기도 하고요. 하지만 나이가 더 들어서 은퇴하면 또 그러한 즐거움을 누리게 되겠죠.


문학에서 만화까지 잡다하게


잡다하다고 밖에..(웃음) 어떻게 보면 한정되어 있는데... 인문 사회과학과 문학에 한정되어 있고, 그 분야 안에서는 매우 잡다합니다. 그리고, 만화가 조금 있고요. 만화광은 아니 지만 좋다고하는 작품은 챙겨서 보고 있고, 아이가 많이 좋아하는 편이에요. 또 만화책은 몇 권만 있어도 부피가 매우 크기 때문에 실제로 서재를 보면 비중이 많아 보이 기도 합니다. 만화 중에서는 ‘보노보노’가 가장 소중하고, 작가선생님과 일본에서 만나 뵌 적도 있어서 보내주신 일본 책도 좀 있습니다. 제가 좋아 하는 만화는 ‘멋지다 마사루’ 입니다. 
그렇지만 역시 문학이 가장 많습니다.


기억 속에 자리잡은 책들



처음 돈 주고 산 책은 ‘동서추리문고’가 아닐까 합니다. 예전 중고등학교 시절에 ‘삼중당문고’와 함께 돈이 생기는 대로 사서 모았 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도 몇 권은 가지고 있고요. 이것이 저의 취향이나 성격 형성에 많은 영향을 끼쳤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가지고 계시던 ‘을유문화사’의 ‘세계문학전집’은 장정 제본 모든 면에서 고풍스럽고 읽을 맛이 나는 겉모습에 너무 내용도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동서추리문고’는 특히 본격 번역된 sci-fi소설이 많았는데요. ‘우주선비글호’의 모험이 제일 재미있었구요. ‘삼중당문고’에서는 발자크의 ‘골짜기의 백합’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애착 가는 작가, 으뜸으로 꼽고 싶은 책



한국 사람 중에는 ‘이문구’ 선생님을 좋아합니다. 특히 ‘관촌 수필’은 대학생시절에 읽으면서 감탄도 많이 하고 울기도 많이 울었던 작품이고요. 한국 외에서는 커트 보네거트를 좋아합니다. 
으뜸으로 꼽고 싶은 책은 단연코 ‘관촌수필’입니다. 이 책은 문장으로나 인물들 성격을 구축하는 면에서나 한국적인 정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한국 사람의 손으로 쓰여진 문장 중에 으뜸으로 꼽혀야 되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헨쇼 선생님께
 
미스 론리하트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관촌수필
 
신곡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당신 인생의 이야기

채링크로스 84번지
 
참말로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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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이별
 

피의 수확
 
리디아의 정원
 
아이스 헤이번
 
정신분석강의

르윈터의 망명
 
아시모프 로봇1
 
빌 에반스
 
나무 위의 남작
 

영원한 남편
 
시멘트 가든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화이트노이즈

샤갈의 아라비안 나이트
 
나의 서양미술 순례
 
백석 시 전집
 
인 콜드 블러드
 

평심
 
reGeneration
 
로드
 
거꾸로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H 서류
 
바람의 열두 방향
 
백마강 달밤에
 

뉴로맨서
 
타이거! 타이거!
 
옛 이야기의 매력1
 
더블린 사람들

다섯째 아이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질투
 
마이클K
 

악마의 사전
 
작업실의 자코메티
 
고문진보 전집
 
맛

청춘의 문장들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
 
키가 크고 수수한 새라 아줌마
 
리어왕/맥베스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
 
라마와의 랑데부
 
비밀요원
 
요츠바랑! 1

보노보노
 
갈라파고스
 
워싱턴 스퀘어
 
말벌공장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에드 반 데르 엘스켄
 
적들, 어느 사랑이야기
 
뉴욕 에스키모, 미닉의 일생

작은 집이 아름답다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
 
융심리학과 고양이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
 

웃는 경관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모리스(E. M. 포스터 전집)
 
잘못 들어선 길에서

the Beatles collection
 
디자인의 역사 - 20세기의 디자인 선구자들
 
삼인삼색 미학 오디세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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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가 무슨 말을
 
플레이보이 SF걸작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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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메론
 
파우스트

우울과 몽상
 
허클베리 핀의 모험
 
나에게 인생은 언제나 바로 이 순간이다
 
모피를 입은 비너스



작가 이름만 보면 아는 작가들이 많다.

버지니아 울프, 프로이트, 톨스토이, 셰익스피어,프란츠 카프카,에밀 졸라, 괴테, 도요토예프스키 등...


근데 저 많은 고전서적 중 내가 완벽히 정독한 건 하나도 없고

보려고 손을 대었다가 나중으로 미룬 책이 더 많네


가장 최근에 미룬 책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몇년동안 못 읽고 있는 책은 단테의 '신곡'


고전 서적을 많이 읽어놔야겠다. 앞으로 흥미위주의 독서는 좀 미뤄야겠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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