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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 Amants Du Pont-Neuf (1991)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랑

모든 것을 버린 후 더이상 잃을 것이 없기 때문에 순수만으로 사랑을 지속시키는 일이 가능했던 게 아닐까?
눈을 치료하고 현실로 돌아가려는 미셸을 계속 저지하려는 알렉스의 극단적이며 불안정한 행동들도
현실을 너무 잘 알기때문에 그랬으리라

너무 많은 것을 가지다보면 소유에 신경쓰느라 감정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때로는 소유를 위해 아프더라도 감정을 희생한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 감정을 위해 소유를 포기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해낸다하면 그것은 아주 소수의 대담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알렉스-미셸의 사랑은 아주 판타지적이다. 
하지만 누구나 한번쯤 동화 속 주인공이고 싶어하는 환상을 가지고 있기에 이 현실불가능한 로맨스가 크게 와닿았다. 

죽기 전에 나도 저런 뜨거운 사랑을 할 수 있을까 ?
대가를 바라지않는 아가페적인 사랑.


아픔을 보듬어주는 남자와 새로운 희망을 준 여자

미셸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상처받아 고통스러워하는 여자이다.
실연의 아픔과 시력장애라는 이중고에 견디다못해 모든 걸 포기하고 삶의 밑바닥에서 살기를 선택했다.
마음의 문을 닫고 인간의 삶을 버리고 호흡에 따라 마지못해 시간을 채우며 살아가는 인생
영원히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은 그 상처를 알렉스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단지 좋아하기 때문에 헌신적으로 위로해준다. 
호감을 사기위한 거짓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난 헌신적인 위로

사람은 본능적으로 어둠을 싫어한다.
감정의 상처는 타인과 공유함으로서 가장 빠르게 치료되지만 
어둠을 꺼리는 사람의 본능 탓에 상처받은 자는 함부로 털어 놓을 수 없다. 
누군가의 위로가 없다면 이들은 고통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나야만 한다.
얼마만큼의 긴 시간이 걸리느냐와는 관계없이.
부모자식과의 관계와 같은 무조건적 사랑일 때에는 딱히 문제가 되지 않지만
연인과의 관계에서는 굉장히 까탈스러운 문제가 생긴다.
딱히 약속된 동반자도 아닌, 그렇다고 남남도 아닌 이 미묘한 사이는 
너무나 연약해 말 한마디만으로도 쉽게 부서져버린다.
이 때 한 쪽이 '고통'을 공유하자며 꺼내들면
어떤 이는 사랑하는 상대를 위해 기꺼이 절반을 받아들겠지만
대부분의 이들은 부담감을 느끼고 거절하거나 도망가버린다. 
아니면 반대로 고통은 상대방에게 오롯이 전가해버리고 
치유가 끝나자마자 떠나가버리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함께 해주지 않은 이들이 비난받아 마땅한 냉혈한은 아니다. 
그저 사람의 본능에 따라 행동한 것이니까... 
남은 이는 상처난 곳에 다시 상처를 받아 더 깊은 상처를 갖게될 뿐이다.

누구나 아픔을 갖고 있지만 떠안고 살 수 있는 아픔이 있는 반면 
평생을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앓아야하는 아픔도 존재한다.
정도의 차이라고 쉽게 단정지을 수 있지만 
그 정도가 너무 크다면 말 한마디로 경중을 나누는 것이 의미없어진다. 
어떤 이는 타인과 함께 아픔을 공유하고 치료받기를 원한다.
사랑하는 이를 만났을 때 더욱 그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난 굳이 알렉스와 같은 아가페적인 헌신적인 사랑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저 내가 필요할 때 곁에 있어주고 눈물을 닦아주고 웃음을 주는 사람이면 된다.
그런 사람 만나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큰 걸 바라는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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