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밤과낮, 홍상수, 2008

오프닝시퀀스에서부터 엔딩에 이르기까지 베토벤의 교향곡 7번 2악장이 영화 전체에 걸쳐 등장한다. 이 음악이 영화에 주는 효과는 마치 형이상학적인 존재가 주인공으로 대표되는 우리 인간의 삶을 조망하고 있는 듯한 초현실감을 준다. 거대한 시선(카메라)에 의해 관찰당하는 우리의 삶은 더욱 감각적이고 탈규제적이다. 이성으로는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없는 표리부동한 선택을 하고, 이중적인 자아와 함께 이중적인 생활을 같은 장소에서 또는 같은 시간대에 하고 있는게 인간이다.

막상 언어로 풀어보자니 손에 쥐가 올라올것같고, 한마디로 이 영화는 일상적 소재에서 초현실적이고 철학적이며 예술적인 주제를 무심한듯이 자연스럽게 이끌어낸 작품이었다.

우리는 이성의 규제 속에서 성스러운 불가침의 영역에 머물며 정화받고자하지만 내면에서 분출하는 형용할수없는 욕망, 규제를 부숴버리고자하는 충동 또한 인간의 한 단면이다. 이런 순환의 고리 속에서 균형을 잡으며 사는...은 라캉?

어쨌건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 초반부가 흐르는 가운데 아내와 포옹하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이 침대 위에 걸려있는 구름 그림으로 이어지는, 이 마지막 장면은 아주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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