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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자키 준이치로-『신과 인간 사이』

호즈미는 지금까지 깨끗하고 품위 있는 사람의 상징으로 생각되던 아사코가 완전히 변해 음탕한 여자와 같은 눈초리로 헝클어진 머리칼을 마구 흩뜨리며 칠칠치 못한 몸차림으로 도망 나오는 모습이 생각지도 않게 천한 사람처럼 생생하게 그려졌지만, 자기를 위해 사랑을 위해 그녀가 그런 천한 모습으로 타락해주었다면 그거야 말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쁜 일이였다. 그녀도 인간이다. 여자이다. 평소에는 아무리 얌전해도 때로는 번민을 불태우고 정열의 노예가 될 수도 있다. 그게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누가 그것을 탓할 수가 있겠는가! 지옥에 떨어져도 악마가 되어도 그녀와 함께라면 어디든 가자!


다니자키 준이치로-『신과 인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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