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of shell

1. 토브 후퍼의 '텍사스 전기톱 학살'과 존카펜터 작품을 리메이크한 '더씽The Thing'을 보고 나니 기분이 묘해졌다. 겨울날 방안에서 불을 끄고 보기에 적합한 영화였다. B급 공포물의 으스스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마주하고 있었더니 갑자기 텍사스 속편에서 대사로 등장했던 Iron Butterfly의 노래가 듣고 싶어졌다. Iron Butterfly 더그 잉글의 낮게 깔린 저음과 60-70년대를 연상시키는 오르간 사운드를 듣고 있으니 기분이 둥 떴다. 공포영화의 여운을 느끼기에는 최적의 선곡이 아니었을까?  In-A-Gadda-Da-Vida는 언제 들어도 흥겹다. 영화로 치자면 짐 자무쉬의 '오직 사랑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의 영상같은 음악.

2. 공포영화와 시대적 상황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그렇고 여러 가지 찾아보고 싶은 것들이 많지만 요즘 통 글이 눈에 안들어온다. 그래서 결심한게 만화책을 보기로 한건데 만화책도 요즘엔 마땅히 읽을 만한 게 없다. 공포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자극적인 매체에 익숙해져 책도 무엇도 제대로 집중이 안된다. 심지어 영화의 초반부는 더욱 집중이 안된다. 영화때문이 아니라면 조증기가 돌아와서일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공부를 안한지 오래 되어서? 글쎄.... 원인은 상관없다. 여기-지금이 중요하다. 모래성을 다시 쌓아 올리듯이 천처니 조금씩 하자. 그리고 욕심도 조금 내려놓자. 그깟 책 안보면 어때. 

3. 올해 목표 결정했다. 토미에처럼 살기. 쿨하고 냉담하고 아름답게. 사람들을 홀리면서 나다움을 잃지않고 끊임없이 존재하는 파괴적인 여성. 토미에를 파괴하려는 자는 되려 파괴당하고 말 것이다. 토미에는 딱히 남을 저주하지도 않는다. 그저 토미에로서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사랑을 받으려고도 하지 않고 사랑을 주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냥 그 자리에서 군림할 뿐이다.